부작용이 싹 사라지고, 한 끼만 먹고 목포까지 갔습니다 — 마운자로 3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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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투약 34일차, 5.0mg으로 올린 지 5일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제까지 그렇게 올라오던 트림도, 목젓 아래 화~한 느낌도 오늘 하루 종일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녁 한 끼 먹을 때까지 밥 생각이 안 났어요. 하필 오늘이 목포로 여행 떠나는 날이라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였는데도요. 285km를 운전해서 내려온, 어쩌면 지금까지 중에 가장 신기한 하루의 기록입니다.

오늘 한 줄 요약
· 마운자로 5.0mg 34일차(5주차), 증량 5일째. 오늘부터 여름휴가, 목포로 출발.
· 아침 없음 / 점심 하루견과 1팩+올리브오일 캡슐 / 저녁 김치찌개 한 끼.
· 간식은 아이스커피와 호두정과 5개, 저녁 뒤 카페라떼. 물은 1리터, 운동 없음.
· 식욕 5점 만점에 3점 — 그런데 트림·목 화한 느낌이 하루 만에 싹 사라짐.
· 체성분: 3일 전보다 체중 −0.6kg(117.2kg), 체지방 −0.6kg, 골격근은 유지.
※ 어디까지나 34일차 개인 기록이고, 체감·수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점심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점심 — 견과 한 팩과 올리브오일 캡슐

아침은 안 먹었고, 오전 내내 짐 싸고 당분간 비울 집 정리를 했습니다. 시간이 애매해서 “대충 먹고 나가서 휴게소에서 뭐라도 먹자”는 계획으로 하루견과 한 팩을 털어 넣은 게 점심의 전부. 예전의 저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신기하게 허기짐이 전혀 없었습니다. 먹고 싶은데 참은 게 아니라, 그냥 생각이 안 났어요.

마운자로 34일차 점심 하루견과 한 팩과 피에이치 지중해 올리브오일 캡슐
오늘의 점심. 견과 한 팩에 올리브오일 캡슐 한 포가 전부인데, 이걸로 목포까지 갔습니다.

견과 옆에 있는 건 요즘 챙겨 먹기 시작한 피에이치 지중해 올리브오일 캡슐입니다. 올리브오일을 알약처럼 먹는 건 저도 처음 봤는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캡슐에 넣어서 한 포에 2캡슐(9kcal)씩 먹는 방식이에요. 끼니를 줄이다 보니 지방을 극단적으로 안 먹게 되는 날이 많아서, 몸에 필요한 좋은 기름은 챙기자는 생각으로 가지고 다닙니다. 병에 든 올리브오일을 여행 가방에 넣을 수는 없으니, 이런 날 특히 편하네요.

피에이치 지중해 올리브오일 캡슐 패키지 엑스트라버진
피에이치 지중해 올리브오일. 스페인 한 농장의 올리브만 쓴다고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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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목포까지 285km — 휴게소에서 아무것도 안 먹은 사람

출발 전에 충전 계획 앱으로 경로를 짜 보니 총 285km, 중간에 진주에서 23분 충전 한 번이면 되는 길이었습니다. 충전요금 6천 원대에 도로요금까지 더해도 만 몇천 원이면 목포까지 가는 셈이라, 기름차 타던 시절 생각하면 이것도 다이어트만큼 신기한 일이죠.

부산에서 목포까지 전기차 충전 경로 계획 285km 충전 1회진주 수퍼차저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미리 짜 둔 충전 경로와 진주 수퍼차저. 차가 밥 먹는 23분 동안 저는 아무것도 안 먹었습니다.

웃긴 건 여기부터입니다. 원래 계획은 “휴게소에서 뭐라도 먹자”였는데, 목적지 식당 마감시간이 애매해져서 보성녹차휴게소에서는 볼일만 보고 빠르게 통과했어요. 예전의 저는 휴게소를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호두과자, 핫바, 알감자… 휴게소는 먹으러 들르는 곳이었죠. 그런데 오늘은 차에서 아이스커피 한 잔에 호두정과 다섯 개 집어 먹은 게 전부. 음식이 없으면, 안 먹어도 그뿐인 상태. 이게 지금 제 몸의 상태입니다.

보성녹차휴게소에 잠시 정차한 모습
보성녹차휴게소. 아무것도 안 사 먹고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저녁 김치찌개 — 오늘의 처음이자 마지막 제대로 된 끼니

목포에 도착해서 먹은 저녁은 김치찌개입니다. 여행 와서 목적지에 도착하면 뭐 합니까, 맛있는 걸 찾아 먹어야죠. 하루 종일 식사를 거른 탓인지 엄청 잘 들어갔고, 솔직히 부모님이 해 주신 음식보다 맛있었습니다(죄송합니다). 반찬 접시까지 싹싹 비웠어요.

마운자로 34일차 저녁 목포 김치찌개 백반 상차림마운자로 34일차 김치찌개 먹은 후 비운 그릇들

김치찌개 먹기 전과 후. 하루 한 끼라서 그런가, 오늘은 남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늘의 핵심 관찰이 나옵니다. 어제까지 저를 괴롭히던 트림과 목 화한 느낌이 오늘은 전혀 없었어요. 어제와 오늘의 차이는 딱 하나, 먹은 양입니다. 어제는 출근하니까 “어차피 먹어야 하는 거니까” 하고 점심·저녁 두 끼를 챙겨 먹었고, 오늘은 사실상 저녁 한 끼만 먹었죠. 그러니까 5mg의 몸에는 그 두 끼가 많았던 겁니다. 배고파서 참은 것도 아니고, 아파서 억지로 굶은 것도 아니고, 오전부터 계속 움직였는데도 배가 안 고팠어요. 이건 뭐… 하루에 한 끼만 먹으라는 축복 같은 계시인가.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머스크형이여, 5일차인데 이 정도라고요? 대단함과 혼란스러움이 반반입니다.

체성분 분석 — 3일 만에 체중 −0.6kg, 근육은 그대로

목포 숙소에서 체성분을 쟀습니다. 3일 전(31일차) 수치와 비교하면 체중 117.8 → 117.2kg(−0.6kg), 체지방 46.9 → 46.3kg(−0.6kg), 골격근은 40.8 → 40.7kg로 사실상 그대로입니다. BMI는 38.9 → 38.7. 빠진 만큼이 거의 다 지방이라는 얘기라, 며칠 전 “인바디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사람치고는 기분이 꽤 좋습니다. 물론 가정용 측정기 수치고, 측정 시간대도 매번 조금씩 다르니 참고용으로만 봐 주세요.

마운자로 34일차 체성분 분석 보고서 체중 117.2kg 체지방 46.3kg BMI 38.7
34일차 체성분 보고서. 체중과 체지방이 같이 −0.6kg, 골격근은 유지.

한 가지 걸리는 건 오늘 하루 먹은 게 너무 적다는 겁니다. 견과 한 팩에 김치찌개 한 끼면 단백질이 한참 모자라요. 근육 지키면서 빼는 게 목표인 만큼, 휴가 중에도 계란이나 두부 같은 걸로 단백질은 따로 챙겨볼 생각입니다.

목포의 밤 — 1962년부터 있었다는 카페에서 이 글을 씁니다

저녁을 먹고는 숙소 근처 카페로 왔습니다. 1962년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호텔목화 건물의 카페&베이커리인데, 오래된 호텔 특유의 분위기에 조명이 예뻐서 여행 첫날 밤 기분 내기에 딱이네요. 카페라떼 한 잔 시켜 놓고 지금 이 일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 물을 1리터밖에 못 마셨다는 게 오늘의 반성. 장시간 운전하느라 차에서 커피 마신 것 말고는 물 마신 기억이 없어서,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마시는 중입니다.

목포 호텔목화 카페 앤 베이커리 입구 전경목포 호텔목화 카페 외관 저녁 풍경
호텔목화 카페 간판과 골목 풍경호텔목화 카페 야외 좌석

호텔목화 카페 바깥 풍경. 해 질 녘 조명이 켜지면 분위기가 더 좋아집니다.

호텔목화 카페 내부 카운터와 베이커리호텔목화 카페 내부 좌석과 조명
호텔목화 카페 내부 인테리어호텔목화 카페에서 마신 카페라떼

카페 내부. 옛날 팥빙수가 유명하다는데, 오늘은 카페라떼로 참았습니다. 이 정도면 장하죠?

호텔목화 카페&베이커리
전남 목포시 유동로36번길 15 · 0507-1307-8399
📍 네이버 지도에서 보기 →

어제는 “이 치료제라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썼는데, 오늘은 또 다른 확신을 하나 얻었습니다. 투약 전의 저는 음식이 없으면 찾았고, 만들어 먹었고, 밤이건 새벽이건 가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눈앞에 음식이 없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여행 가는 신나는 날,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였는데 힘들지도 배고프지도 않았던 하루. 오늘 기분이 어땠냐고 물을 필요가 있을까요. 완벽한 하루였습니다. 내일도 솔직하게 남겨볼게요.

마운자로 33일차 비만은 질병 썸네일🔗 함께 보면 좋은 글선천적 뚱땡이 40년, 비만은 질병이었습니다 — 마운자로 33일차바로 전날의 기록. 트림과 목 따가움이 절정이던 날인데, 하루 만에 사라질 줄은 몰랐죠.lighterly.kr 인바디 숫자에 속지 마세요 썸네일🔗 함께 보면 좋은 글인바디 숫자에 속지 마세요 — 마운자로 쓰면 근육 빠질까오늘처럼 체성분 수치를 볼 때 어떤 숫자를 봐야 하는지 정리한 글입니다.lighterly.kr
글쓴이 — 라이터리(Lighterly)
2026년 6월 21일 173cm · 124kg에서 시작해 마운자로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글은 투약 5주차에 쓴 기록입니다.
처방약 투약은 가족에게도 직장에도 알리지 않은 개인 건강 정보라 필명으로 씁니다. 신원 대신 병원 체중계와 인바디 측정 기록으로 검증받으려 합니다.
의료인이 아닙니다. 처방과 용량은 담당 의사 지시를 따르세요.
문의 [email protected]
본 글은 개인의 경험과 공개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사용 전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효과와 부작용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소개한 제품은 일반 식품이며 질병의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출처: 개인 마운자로 투약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7-22 · Lighterly(라이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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