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투약 23일차입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위가 저한테 경고장을 날린 날이에요. 식욕은 여전히 5점 만점에 5점인데, 먹고 싶은 걸 다 집어넣었더니 “야, 이제 그만”이라는 신호가 아주 확실하게 오더라고요. 더위를 피해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글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작성자가 직접 경험·조사하여 자발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마운자로 2.5mg 투약 23일차(3주차).
· 아침 없음 / 점심 돼지수육 300g+상추쌈 / 시장 어묵·튀김 간식 / 저녁 순대국밥.
· 물 2리터. 메스꺼움·변비·두통 없음, 수면도 문제 없음.
· 식욕 자체는 안 줄었는데, 과식하니 위가 처음으로 강하게 신호를 줬다.
· 목적지는 해발 1,200m 육백마지기 — 거기는 더 이상 여름이 아니었다.
덥다고 집에 있느니, 차를 끌고 떠났다
주말에 엄청 더울 거라던 일기예보를 보고 확신했어요. 집에 있으면 나는 절대 한 발짝도 안 나간다. 그래서 금요일 밤까지 고민하다가 반쯤 억지로 여행을 결정했습니다. 목적지는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청옥산 육백마지기. 혼자 가는 여행의 좋은 점은 누구 의견도 물을 필요가 없다는 거죠.
출발 전 점심은 집에서 돼지수육 300g에 상추쌈, 겉절이로 든든하게. 요즘 기준으로는 꽤 제대로 챙겨 먹은 한 끼예요.

제천중앙시장, 그동안 먹고 싶었던 빨간어묵
중간중간 쉬어가며 달리다 보니 오후 4시 반에야 제천중앙시장에 도착했어요. 육백마지기 가는 길에 지나는 곳이라, 올라가기 전에 물도 사고 그동안 먹고 싶었던 빨간어묵도 먹을 겸 들렀습니다.
부산에서 자라서 어묵은, 아니 오뎅은 어릴 때부터 원 없이 먹어본 사람으로서 막 호들갑 떨 맛은 아니었지만, 저렴한 가격에 운치 있는 시장 분위기, 그리고 어묵과 완벽한 페어링의 튀김까지 — 어묵 4개에 튀김 3개를 순식간에 해치웠네요.


빨간 국물에 잠긴 어묵 매대,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질 운명이었던 제 접시.
제천중앙시장 안의 빨간어묵집이에요. 어묵과 튀김을 같이 시키는 게 국룰 같았습니다.
호기롭게 시킨 순대국밥, 그리고 위의 경고
시장에 왔으면 순대국밥도 먹어야죠. 어묵 4개에 튀김 3개를 먹은 직후였지만, 투약 이전의 저라면 아무 문제없을 양이라 “이 정도 못 먹겠나” 하고 호기롭게 한 그릇 주문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와, 정말 억지로 먹었어요. 중간쯤부터 배가 너무 불러서 숟가락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는데, 맛은 있어서 남기기는 싫고… 그냥 숟가락 놓고 나오지, 그걸 또 꾸역꾸역 다 먹었네요. 에휴.


왼쪽이 시작, 오른쪽이 끝. 다 먹긴 했는데 마지막엔 거의 사투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오늘의 수확이에요. 투약 3주가 지나도 식욕 자체는 안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위는 확실히 달라져 있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들어갈 양에서 “큰일 났다” 싶을 정도의 포만감이 왔습니다. 내가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됐는지, 몸으로 배운 날이랄까요. 다행히 메스꺼움이나 속쓰림 같은 부작용은 없었고, 그냥 순수하게 배가 터질 것 같았을 뿐입니다.
커피 한 잔 들고 해발 1,200m로
밥을 먹었으니 커피를 마셔야죠. 근처에 핸드드립을 하는 카페를 찾아갔는데, 조용하고 분위기만 좋은 줄 알았더니 커피 맛도 좋았어요. 해 지기 전에 올라가고 싶어서 아쉽지만 테이크아웃으로 들고 청옥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굽이굽이 산길을 혼자 음미하며 오르다가 중간쯤에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는데, 들어오는 바람이 서늘했어요. 여기는 더 이상 여름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3km 비포장 길에서 차가 사정없이 흔들릴 때는 “아차” 싶었지만, 육백마지기 정상에 도착하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테이크아웃이 미안했던 카페,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만난 육백마지기의 노을.

해발 1,200m 고원이라 한여름에도 서늘해요. 마지막 3km 비포장 길은 각오하고 가세요.
솔직한 마무리
오늘 배운 것 두 가지. 하나, 식욕은 안 줄었어도 위는 정직하다. 먹을 수 있는 양이 진짜로 줄었고, 한계를 넘기면 몸이 바로 알려줍니다. 둘, 덥다고 집에 있는 것보다 나가는 게 낫다.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걸으니 집 소파에 붙어 있는 것보다 몇 배는 움직였어요.
먹은 걸 나열해 보니 다이어트 일지가 맞나 싶지만, 물 2리터 마셨고 부작용 없이 잘 보낸 하루니까 오늘은 이걸로 만족하겠습니다. 내일 체중계는… 일단 안 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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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개인 마운자로 투약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7-11 · Lighterly(라이터리)
이 글은 어떠한 경제적 대가도 받지 않았으며, 작성자가 직접 구매·경험·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