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7일째, 식판에 코를 박고 먹었습니다 — 마운자로 49일차

마운자로 투약 49일차. 지난 투약으로부터 딱 7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일지에 “식욕이 없다”, “먹다가 턱이 아프다” 같은 말을 참 태평하게 적어왔는데, 오늘은 그 반대편을 봤습니다. 점심도 저녁도 식판에 코를 박고 먹었고, 지금은 밤 11시에 일지를 쓰면서 도리토스를 한 조각씩 주워 먹고 있습니다. 약효가 떨어진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은 하루였습니다.

이 글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작성자가 직접 경험·조사하여 자발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마운자로 49일차 밤 산책 후 편의점에서 사온 도리토스 멕시칸 타코맛
오늘의 마지막 장면. 한 시간 산책하고 돌아와서 편의점 봉지를 뜯었습니다. 이 글도 한 문장 쓰고 하나 주워 먹으며 쓰는 중입니다.
오늘 한 줄 요약
· 마운자로 5.0mg 49일차(7주차). 지난 투약 후 7일째, 교육 연수 나흘째.
· 아침은 구내식당 대신 단백질바 하나. 점심·저녁은 구내식당에서 거의 다 비웠습니다.
· 식욕은 5점 만점에 5점. 먹는 양도 속도도 며칠 전과 확연히 다릅니다.
· 밤에 1시간 산책 4.82km. 산책 중에 트림이 몰아서 나오고 그 뒤로는 잠잠했습니다.
· 변비·설사 없음, 피로·두통 없음, 수면 문제 없음. 체성분은 측정할 곳을 못 찾아 이번에도 건너뜁니다.
※ 어디까지나 49일차 개인 기록이고, 체감·수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아침을 거르려고 일부러 늦게 잤습니다

어제 같이 연수를 받는 일행이 자기가 가진 단백질바 하나를 건네줬습니다. 그걸 받아든 순간 생각했습니다. 내일 아침은 이걸로 끝낸다. 그러려면 새벽에 일어나면 안 되니까, 어제는 일부러 늦게까지 버티다가 새벽 1시쯤 누웠습니다.

개뿔입니다. 오늘도 아침 7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배가 “미라클 모닝 식사하러 가실?”이라고 묻는 걸 애써 모른 척하고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 8시가 조금 넘어 일어났고, 이래저래 준비하니 딱 강의 시작 시간이었습니다. 짜증이 나거나 피곤하지는 않았는데, 억지로 더 자는 데도 실패하는 걸 보니 진짜 나이를 먹었구나 싶어서 좀 슬펐습니다.

마운자로 49일차 아침 대용으로 먹은 단백질바 12g 249kcal
오늘의 아침. 50g에 249kcal, 단백질 12g짜리 바 하나로 끝냈습니다. 사흘 만의 아침 식판 탈출입니다.

어쨌든 사흘 내리 이어지던 아침 식판 행렬은 여기서 끊었습니다. 46일차부터 삼시 세끼를 꼬박 채우던 사람이 아침을 바 하나로 넘겼으니, 절반은 성공인 셈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투약 7일째, 식판에 코를 박았습니다

오전 강의를 듣는 동안은 별일 없었습니다. 강의실에는 사탕과 초콜릿, 젤리가 늘 준비돼 있는데 제가 원래 단 것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아서 거기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점심 식판을 받고 나서부터 뭔가 달랐습니다.

마운자로 49일차 구내식당 점심 식판 잡곡밥 소불고기 브로콜리 강정
점심 식판. 잡곡밥에 소불고기, 브로콜리 강정, 스팸 한 조각, 김치, 미역국. 밥은 여전히 적게 펐습니다.
마운자로 49일차 점심 식사 후 거의 비운 식판
먹고 난 식판. 밥 몇 술 빼고는 거의 다 비웠습니다. 반찬 칸은 국물 자국만 남았습니다.

밥 대신 고기와 채소를 더 먹으려고 신경은 썼습니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화요일의 저는 음식을 씹어 넘기다가 “턱이 아프네” 하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먹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때는 뭘 시켜도 조금씩은 남겼습니다. 오늘은 남기지 않았습니다. 남긴 게 아니라 못 남긴 쪽에 가깝습니다.

저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후 5시 30분 구내식당. 다 먹고 난 식판을 보고서야 아차 싶었습니다.

마운자로 49일차 저녁 식사 후 밥칸까지 비운 구내식당 식판
저녁 식사 후. 이번엔 밥칸까지 깨끗합니다. 국에 남은 건 다시마와 무 조각뿐입니다.

오늘 일지의 식욕 점수는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투약을 시작한 뒤로는 처음 적어보는 숫자입니다. 어제 4점을 적으면서 “때가 되면 밥 생각이 나는 정도”라고 했는데, 오늘은 그 선을 넘었습니다. 더 빨리 먹고 더 많이 먹습니다. 몸이 솔직한 건지, 아니면 머리가 지난 투약으로부터 7일이 지났다는 걸 알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식판 앞에서의 제 모습이 며칠 전과 달랐다는 것뿐입니다.

체성분은 오늘도 기록이 없습니다. 근처에 인바디를 잴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다녔는데 결국 못 찾았습니다. 기준점은 여전히 45일차의 115.6kg이고, 출장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야 다음 숫자를 볼 수 있겠습니다.

산책과 도리토스의 등가교환

확실히 더 먹는 것 같아서, 밤에 무거운 엉덩이를 겨우 들어 산책을 나갔습니다. 한 시간을 걸었습니다.

마운자로 49일차 밤 산책 가민 기록 4.82km 1시간 7분
밤 8시 54분 출발, 4.82km에 1시간 7분. 심박이 거의 오르지 않는 양반걸음입니다.

걷는 동안 트림이 몰아서 나왔습니다. 식후에 조금 나오다 잠잠해졌던 것이 산책 중에 한꺼번에 올라오더니, 돌아와서는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몸을 움직이니 그제야 소화가 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이거라도 해야 이번 주에 살이 좀 빠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걸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제주도 여행 때 같이 갔던 친구가 숙소에 사 왔던 도리토스가 생각났거든요. 그때 몇 개 얻어먹은 기억 하나로 손이 갔습니다. 짠데 정말 맛있습니다. 한 시간 걸어서 태운 열량은 이 봉지 하나로 없던 일이 됐을 겁니다. 그래도 “먹기 위해 운동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오늘은 그 말에 기대보겠습니다.

몸 상태 자체는 좋습니다. 변비도 설사도 없고, 피로나 두통도 없고, 잠도 잘 잡니다. 부작용이라고 적을 게 트림 하나뿐인 날인데, 하필 식욕이 돌아온 날이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오늘의 결론. 마운자로는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약이고, 그 일주일의 끝자락이 어떤 모습인지 오늘 처음 제대로 봤습니다. 다행히 내일이면 교육이 끝나고 동생 집으로 돌아갑니다. 냉장고에 주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내일 점심때까지만 버티면 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체중계에도 올라가야 합니다. 이번 주는 별로 안 빠졌을 것 같은데, 안 찌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자야겠습니다. 내일 투약 후에 이 식욕이 다시 눌리는지, 그것부터 확인해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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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라이터리(Lighterly)
2026년 6월 21일 173cm · 124kg에서 시작해 마운자로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글은 투약 7주차에 쓴 기록입니다.
처방약 투약은 가족에게도 직장에도 알리지 않은 개인 건강 정보라 필명으로 씁니다. 신원 대신 병원 체중계와 인바디 측정 기록으로 검증받으려 합니다.
의료인이 아닙니다. 처방과 용량은 담당 의사 지시를 따르세요.
문의 [email protected]
본 글은 개인의 경험과 공개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사용 전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효과와 부작용, 식욕 변화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제품은 직접 구매하거나 지인에게 받은 것이며, 해당 업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출처: 개인 마운자로 투약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8-06 · Lighterly(라이터리)

이 글은 어떠한 경제적 대가도 받지 않았으며, 작성자가 직접 구매·경험·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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