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드리프트 다이빙 71분, 진수성찬을 남기는 게 쉬워졌습니다 — 마운자로 3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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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투약 37일차, 어젯밤 늦게 이번 주 투약을 마치고 맞은 다음 날입니다. 오늘은 PADI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과정 이틀째 — 딥 다이빙과 드리프트 다이빙으로 공기통 2개, 물속에서만 71분을 보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투약하고 나니 식욕이 다시 착 가라앉아서 여행지의 진수성찬을 남기는 게 어제보다 확실히 쉬워졌습니다. 세 끼에 간식까지 다 챙겨 먹고도요. 부작용은 오늘도 0. 다이빙 짤 5개와 함께, 제주 셋째 날의 기록입니다.

제주 씨스타다이브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딥 다이빙 브리핑
출발 전 포인트 지도 브리핑. 오늘은 딥 다이빙과 드리프트 다이빙 2회 일정입니다.
오늘 한 줄 요약
· 마운자로 5.0mg 37일차(6주차, 투약 다음 날).
· 아침 하루견과+올리브오일 캡슐 / 점심 생선구이정식·생물갈치조림 / 저녁 다이빙샵 바베큐 파티.
· 간식은 성이시돌목장 우유부단에서 유기농 밀크쉐이크 한 잔. 물은 1리터 넘게(정확히는 모름).
· 운동은 스쿠버다이빙 2회 총 71분 — 딥 다이빙 + 드리프트 다이빙.
· 식욕 5점 만점에 3점. 메스꺼움·속쓰림·피로·두통 전부 없음, 수면도 문제없음.
※ 어디까지나 37일차 개인 기록이고, 체감·수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아침은 오늘도 견과 한 팩 — 물에 들어가는 날의 루틴

오전부터 다이빙이라 아침은 어제와 똑같이 하루견과 한 팩에 올리브오일 캡슐로 끝. 물속에서 속이 뒤집히면 답이 없으니 가볍게 가는 것도 있지만, 마운자로 이후로는 이 정도면 오전이 충분히 버텨집니다. 여행 중엔 좋은 지방 챙기기가 유독 어려운데, 캡슐로 들고 다니니 이런 일정에 특히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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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다이빙 — 20미터 아래에서는 색깔이 사라집니다

오늘의 첫 프로그램은 딥 다이빙. 아침 브리핑에서 포인트 지도를 보며 코스를 익히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20미터 넘게 내려가면 빛의 투과가 줄면서 눈에 보이는 색 자체가 달라지는데, 그걸 직접 확인하는 게 오늘의 과제였어요. 수면 위에서 보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푸르게 가라앉은 세상이 펼쳐집니다.

바닷속 풍경은 오늘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커다란 해파리가 산호 사이에 두둥실 떠 있는 걸 다 같이 한참 구경했고, 친한 형이 그렇게 좋아하던 무늬오징어까지 만났어요. 서귀포 바다, 진심으로 이쁩니다.

산호 지대 위에 떠 있던 대형 해파리. 다들 라이트로 비추며 한참을 봤습니다.
연산호 군락 위로 팀이 줄지어 이동하는 장면. 빨간 수모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 줍니다.

드리프트 다이빙 — 조류에 몸을 맡기면 공기가 아껴집니다

두 번째는 드리프트 다이빙. 자동차 드리프트처럼 휙휙 꺾는 게 아니라, 적당한 수심에서 조류를 타고 오리발 발차기 없이 흘러가는 다이빙입니다. 직접 움직이는 게 줄어드니 공기를 덜 먹게 되고, 그만큼 물속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에요. 두둥실 조류를 타고 떠내려가는 느낌이 꽤나 색다르고 재밌었습니다. 무중력에 가까운 상태로 떠서 바닷속을 보고 있자면, 새삼 중력의 대단함을 느끼면서 — 이걸 하려고 사나 보다 싶습니다.

발차기 없이 조류를 타고 흘러가는 드리프트 시점. 바닥 풍경이 저절로 지나갑니다.
수면 근처를 지나가던 물고기 떼. 흘러가는 중에도 볼거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함께 다이빙하신 분들은 바닷속 환경 정화까지 하셨습니다. 제주도에서 동남아 부럽지 않은 산호를 계속 보려면 바다부터 지켜야 한다며, 무거운 벽돌 같은 폐기물을 그물망에 담아 직접 들고 올라오시더라고요. 물 밖에 나와 단체 사진을 찍는데, 그물망 속 벽돌이 오늘의 훈장 같았습니다.

바닥에 가라앉은 벽돌을 들고 올라가는 모습. 보기만 해도 공기가 훅훅 줄어드는 무게입니다.
제주 서귀포 스쿠버다이빙 팀 단체사진과 수거한 벽돌
다이빙을 마치고 항구에서 단체 사진. 왼쪽 그물망에 오늘 수거한 벽돌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두 탱크, 물속에서만 71분. 다이빙을 마치고 나면 사무치듯이 찾아오는 허기짐이 오늘도 어김없이 왔습니다. 하지만 난 맛있는 밥을 위해 다이빙 중간에 간식을 먹지 않았죠. 어제의 저라면 이 허기에 흔들렸을 텐데, 오늘은 어젯밤 투약 덕인지 이상하리만치 침착했습니다.

조금 늦은 점심 — 제주할망밥상에서 거하게 한상, 그리고 남긴 밥

장비 정리까지 마치고 미리 봐 둔 제주할망밥상 산방산본점으로 향했습니다. 시킨 건 두 가지 — 생선구이정식과 생물갈치조림. 그런데 사진에서 보이듯 반찬이 정말 거하게 한상으로 나옵니다. 생선구이만 종류별로 한 접시 가득, 제육볶음에 메밀전병까지.

제주할망밥상 산방산본점 외관제주할망밥상 생선구이정식 갈치조림 한상차림

산방산 아래 노란 건물의 제주할망밥상. 두 개 시켰는데 상이 꽉 찼습니다.

제주할망밥상 생선구이정식 모둠 생선구이제주할망밥상 생물갈치조림 냄비

종류별로 나오는 모둠 생선구이와 보글보글 끓는 생물갈치조림.

제주할망밥상 제육볶음과 메밀전병 반찬
반찬으로 나온 제육볶음과 제주식 메밀전병. 이러니 밥 양 조절이 시험에 듭니다.

여기서 오늘의 핵심 관찰. 다이빙 뒤의 그 허기에 이 한상이면, 예전의 저는 밥 두 공기로 시작했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 먹다 보니 “어, 배부르네? 그만 먹어도 되겠다”가 자연스럽게 왔어요. 상추랑 양배추쌈은 넉넉히 챙겨 먹고 더 가져다 다 먹었지만, 밥은 남겼습니다. 반찬이 너무 많아서 밥을 조금만 먹기 너무 힘들지 않았냐고요? 네,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이게 되네요.

마운자로 37일차 점심 식사 후 남긴 밥그릇
식사 후의 상. 생선은 머리만 남았지만 밥은 저만큼 남기고 숟가락을 놓았습니다.
제주할망밥상 산방산본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해안로 89 · 0507-1414-3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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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시돌목장 — 초원과 맞닿은 하늘, 그리고 밀크쉐이크

배를 채우고는 성이시돌목장으로 올라갔습니다. 한여름이라 햇살은 따가웠지만, 육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초원과 맞닿은 하늘을 보고 있자니 이게 아주 극락이더군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그림 속에서 말들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제주 성이시돌목장 입구 표지석성이시돌목장 초원과 하얀 포토존 캐노피

성이시돌목장 입구와 초원의 하얀 포토존들. 하늘과 초원이 그대로 맞닿아 있습니다.

코앞까지 와서 풀을 뜯는 말들. 오름을 배경으로 수십 마리가 흩어져 있습니다.
성이시돌목장 나무 프레임 포토존에서 만세 포즈
포토존에서 한 장. 하늘이 이 정도면 포즈가 저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목장에 왔으면 못 지나치는 곳, 성이시돌 우유로 만드는 카페 우유부단. 오늘의 간식은 유기농 우유 밀크쉐이크 한 잔입니다. 일행은 베스트 메뉴라는 우유 아이스크림 콘을 골랐고요. 예전 같으면 아이스크림에 밀크티까지 풀 코스였을 텐데, 쉐이크 한 잔을 천천히 빨아 먹는 걸로 충분했습니다.

성이시돌목장 우유부단 카페 입구우유부단 카페 메뉴판 밀크쉐이크 밀크티

우유부단 입구와 메뉴판. 모든 우유 메뉴가 성이시돌목장 유기농 우유로 만들어집니다.

우유부단 유기농 우유 밀크쉐이크우유부단 우유 아이스크림 콘

제 밀크쉐이크와 일행의 우유 아이스크림 콘. 콘은 눈으로만 먹었습니다.

우유부단 제주성이시돌목장본점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악동길 38 · 0507-1460-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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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PADI 우먼스 다이빙 데이 바베큐 — 공짜 단백질 앞에서도 멈추는 숟가락

저녁엔 때마침 오늘이 “PADI 우먼스 다이빙 데이”라, 다이빙샵에서 참가자 다 같이 먹는 바베큐 파티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공짜밥? 단백질? 헉헉거리면서 또 갔죠. 제가 많이 먹게 생겼는지 고기를 어마어마하게 준비해 주셨는데 — 점심을 늦게 먹은 탓인지, 마운자로 탓인지, 얼마 먹지도 못하고 일어났습니다. 그 와중에 깻잎쌈은 또 열심히 싸 먹었네요.

그릴 위에서 익어가는 두툼한 고기. 연기 냄새만으로 밥 한 공기였습니다.
PADI 우먼스 다이빙 데이 바베큐 파티 쌈채소 한상
쌈채소가 대야로 나오는 스케일. 고기보다 쌈을 더 먹은 사람은 저뿐이었을 겁니다.
PADI 우먼스 다이빙 데이 경품 추첨 기념사진
꽝 없는 경품 추첨 시간. 각자 하나씩 들고 단체 인증샷입니다.

마무리는 꽝 없는 경품 추첨. 저는 텀블러를 받았습니다. 하루 종일 바다에서 구르고, 좋은 사람들과 고기 굽고, 선물까지 받아 오는 날이라니. 이 정도면 제주도 바다를 다 섭렵할 때까지는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겠다 싶습니다.

제주 씨스타다이브
제주 서귀포시 서호호근로 154 · 0507-1322-0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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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결론. 물속 71분은 겉보기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쓰는 운동이라 다이빙 뒤의 허기가 상당한데도, 세 끼+간식을 다 챙기면서 매 끼니 “먹어야 하는 만큼”에서 자연스럽게 멈췄습니다. 진수성찬처럼 차려진 음식을 남기고 일어서는 게 어제보다 확실히 쉬워진 하루. 아무런 스트레스 없는 하루이기도 했고요. 부작용은 지난날들 적었던 정도조차 없이 완벽하게 조용했습니다. 내일도 아침 일찍 다이빙을 나가야 하니, 오늘은 얼른 자러 가겠습니다. 내일도 솔직하게 남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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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라이터리(Lighterly)
2026년 6월 21일 173cm · 124kg에서 시작해 마운자로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글은 투약 6주차에 쓴 기록입니다.
처방약 투약은 가족에게도 직장에도 알리지 않은 개인 건강 정보라 필명으로 씁니다. 신원 대신 병원 체중계와 인바디 측정 기록으로 검증받으려 합니다.
의료인이 아닙니다. 처방과 용량은 담당 의사 지시를 따르세요.
문의 [email protected]
본 글은 개인의 경험과 공개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사용 전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효과와 부작용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소개한 제품은 일반 식품이며 질병의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문의 식당·카페·목장·다이빙 샵은 작성자가 직접 방문한 곳이며, 저녁 바베큐는 다이빙 샵이 참가자 모두에게 무료로 연 행사입니다(별도 대가·원고 청탁 없음).

출처: 개인 마운자로 투약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7-25 · Lighterly(라이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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