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투약 54일차입니다. 어젯밤 부산으로 내려오는 길에 부고를 받았습니다. 휴게소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며 내려오던, 어제 글에 적었던 바로 그 길에서였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오늘 아침부터 서둘러 움직였습니다. 오늘 하루의 기록은 저녁 식탁을 찍은 9초짜리 영상 하나가 전부입니다. 54일 중 기록이 가장 적은 날입니다.
이 글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작성자가 직접 경험·조사하여 자발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마운자로 5.0mg 54일차(8주차). 식욕 3 — 슬픔인지 약효인지 나누기 어려운 날.
· 아침 거름 · 점심 장례식장 음식 · 저녁 친척집 족발.
· 간식/음료는 오전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이 전부.
· 운동 없음, 물도 많이 못 마심. 예고했던 집 측정기 재측정은 미뤘습니다.
※ 개인 기록이며 체감·수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사진이 없는 하루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례식장에 있었습니다. 오전에 넘긴 건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이 전부였고, 점심은 장례식장에서 나온 음식으로 간단히 했습니다. 그곳의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카메라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일지 폴더는 비어 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야 일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남긴 것이 이 9초입니다.
저녁 7시, 족발
저녁에 가족과 함께 가까운 친척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다들 하루 종일 제대로 못 먹은 걸 아셨는지, 족발을 시켜 밑반찬과 밥을 함께 내어 주셨습니다. 족발 한 접시에 콩나물과 양념무침, 마늘 몇 쪽과 국그릇까지 — 영상에 담긴 것이 그 상의 전부입니다.
좋아하는 음식이고,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쌈을 몇 개 싸 먹고 수저를 놨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이런 날일수록 먹는 걸로 마음을 달랬을 텐데, 오늘은 그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습니다. 다들 먹을 때 같이 앉아 먹긴 했지만, 열심히 먹는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식욕 점수엔 3을 적었습니다. 다만 오늘의 3이 슬픔 때문인지 약효 때문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54일 동안 매일 적어온 숫자인데, 오늘 처음으로 이 숫자가 무엇을 재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굳이 나누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뤄진 숫자들
어제 글 끝에 오늘 아침 집 측정기로 다시 재보겠다고 적어뒀는데, 지키지 못했습니다. 저울에 올라갈 경황이 없었습니다. 미뤄진 약속은 며칠 안에 지키겠습니다. 물도 많이 못 챙겨 마셨고, 운동도 없었습니다. 저녁을 먹고는 다시 장례식장으로 돌아가 시간을 보내다가 밤늦게야 잠들었습니다.
이런 날도 그대로 적어둡니다. 다이어트가 멈춘 날이 아니라, 잠시 뒤로 물러나 있던 날입니다.
54일차를 마치며
가까운 누군가를 보낸다는 건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아직 보내고 싶지 않았던 분이라 더 그렇습니다. 무언가를 많이 해서 몸이 힘든 날이 아니었습니다. 많이 보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일지를 쓸 새도 없어서, 이 글은 하루 지난 오늘에서야 적습니다.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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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개인 마운자로 투약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8-11 · Lighterly(라이터리)
이 글은 어떠한 경제적 대가도 받지 않았으며, 작성자가 직접 구매·경험·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