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컵라면을 끊었어요 (식사량은 1/3 줄었습니다) — 마운자로 12일차

마운자로 2.5mg 투약 12일차입니다. 약에는 이제 꽤 익숙해졌어요. 메스꺼움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가라앉았고, 식욕은 5점 만점에 4점쯤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식탐’은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았어요. 오늘 기록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늦은 밤 야식이 사라진 것이에요. 그 이야기를 점심·저녁 식사와 함께 시간 순서대로 적어봅니다.

오늘 한 줄 요약
· 약엔 익숙해졌고 — 메스꺼움 거의 없음, 식욕은 돌아왔지만 식탐은 안 돌아옴.
· 가장 큰 변화 — 늦은 밤엔 물 빼고 아무것도 안 먹게 됐어요(예전엔 주 2번 자정 컵라면).
· 점심 회사 식당·저녁 남은 보쌈이지만, 총량은 1/3쯤 줄고 탄수화물은 최대한 멀리.
※ 12일차 개인 기록이고, 체감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점심 — 회사 식당, 면 앞에서도 밥은 절반

점심은 회사 식당이었습니다. 물국수에 쪽파겉절이, 닭날개튀김, 단무지, 김치가 나왔어요. 사실 저는 면 종류랑 튀김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예전 같으면 물국수 한 그릇은 기본이고 닭날개도 손 가는 대로 집어 먹었을 메뉴예요. 그런데 오늘은 면도 튀김도 ‘맛만 보는’ 정도로 양을 확 줄였습니다. 억지로 참았다기보다, 어느 순간 배가 차서 더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회사 식당 밥이야 어쩔 수 없이 먹지만, 그래도 탄수화물은 최대한 멀리하고 단백질과 야채 쪽으로 젓가락이 가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마운자로 12일차 점심 회사식당 물국수
점심은 회사 식당 물국수 — 좋아하는 면인데도 절반만 (이미지: Pexels)

저녁 — 어제 남긴 보쌈, 오늘도 끝까지 비우지 않았어요

저녁은 지난번에 먹다 남긴 보쌈세트를 꺼냈습니다. 수육에 상추쌈을 싸 먹는, 제가 좋아하는 메뉴예요. 예전이었다면 ‘남은 거 마저 해치우자’며 배가 부른데도 토하기 직전까지 먹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적당히 배가 차면 자연스럽게 젓가락을 내려놓게 돼요. 남기는 게 아깝다는 마음보다, ‘무리해서 더 먹으면 불편하다’는 감각이 먼저 옵니다. 덕분에 한 끼 양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마운자로 12일차 저녁 보쌈 수육 상추쌈
저녁은 어제 남긴 보쌈세트 — 무리해서 비우지 않았습니다 (이미지: Pexels)

오늘의 진짜 변화 — 늦은 밤 컵라면이 사라졌어요

사실 오늘 가장 적고 싶었던 건 식사 메뉴가 아니라 ‘밤’입니다. 투약 전의 저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허기지면 잠을 잘 못 잤어요. ‘배부르면 피가 배로 몰려서 머리가 몽롱해져 잠이 온다’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스스로에게 대면서요. 참고 누웠다가도 결국 다시 일어나 컵라면처럼 빨리 먹을 수 있는 걸 먹고 잠들곤 했습니다. 못해도 일주일에 두 번은 밤 11시 넘어 컵라면을 먹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새벽 1시가 넘어 침대에 누워도 배가 고파서 잠을 못 자는 일이 없습니다. 늦은 밤에는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게 됐어요. 고작 12일차지만, 스스로 가장 대단하다고 느끼는 변화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라면·중국음식·파스타를 때를 가리지 않고 집에서 일주일에 몇 번씩 먹던 사람이, 이제는 그 ‘몸에 해롭다는 음식’을 인간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자리만 빼면 꽤 잘 참고 멀리하고 있거든요.

약에 익숙해진 몸, 그리고 남은 변비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무난합니다. 메스꺼움이나 속쓰림은 없다고 느낄 만큼 경미하고, 피로나 두통도 없어요. 수면도 문제없습니다. 다만 변비는 아주 심하진 않아도 여전히 약간 남아 있어요. GLP-1 계열 약을 쓰면 흔히 따라오는 부분이라, 물과 식이섬유를 챙기며 살살 관리하는 중입니다.

재미있는 건 음식을 대하는 마음 자체가 바뀐 점이에요. 예전엔 ‘먹고 싶을 때 많이’가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양이 줄어든 대신 ‘이왕이면 맛있는 걸 제대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식욕은 돌아왔지만 식탐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게 이런 의미인 것 같아요. 12일차, 약이 몸에 익으면서 식습관도 조용히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글쓴이 — 라이터리(Lighterly)
2026년 6월 21일 173cm · 124kg에서 시작해 마운자로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글은 투약 2주차에 쓴 기록입니다.
처방약 투약은 가족에게도 직장에도 알리지 않은 개인 건강 정보라 필명으로 씁니다. 신원 대신 병원 체중계와 인바디 측정 기록으로 검증받으려 합니다.
의료인이 아닙니다. 처방과 용량은 담당 의사 지시를 따르세요.
문의 [email protected]
이 글은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를 직접 투약한 개인의 12일차 기록이며, 효과·부작용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특정 약의 효능을 보장하거나 권하는 글이 아니고, 본문의 변비·식습관 이야기는 개인 경험일 뿐 의학적 처방이 아닙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가면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시고,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라 처방·복용·용량 조절도 전문가와 결정하셔야 합니다. 본 글은 개인의 경험을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출처: 개인 마운자로 투약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6-30 · Lighterly(라이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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