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투약 35일차, 5.0mg으로 올린 지 6일째. 밤배를 타고 드디어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타이어가 터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죠. 견인차를 부르는 와중에도 짜증보다 “고기국수 언제 먹지”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렇게 먹은 고기국수의 국물을 남겼고, 저녁의 갈치조림 앞에서도 적당히 숟가락을 내려놨습니다. 5mg 6일차의 식욕은 지금 딱 3점. 부작용은 0. 다만 갈치조림에 밥 한 공기, 그건 정말 너무 어려웠어요. 그 기록입니다.
이 글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작성자가 직접 경험·조사하여 자발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마운자로 5.0mg 35일차(5주차), 증량 6일째. 목포에서 밤배 타고 제주 도착.
· 아침 없음 / 아침 겸 점심 고기국수(국물 남김) / 저녁 갈치조림·돼지고기볶음·옥돔무국.
· 간식은 수목원 카페에서 수박주스(땡모반) 한 잔. 물은 2리터.
· 운동은 따로 없지만 돌아다니느라 1만 보. 식욕 5점 만점에 3점.
· 트림도, 속쓰림도, 메스꺼움도 없음. 부작용 완벽하게 조용한 하루.
※ 어디까지나 35일차 개인 기록이고, 체감·수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제주 도착 30분 만에 타이어 펑크 — 여행 시작부터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밤배에서 잠을 설쳐서 피곤한 채로 제주항에 내렸습니다. 전기차 충전부터 하고 출발하자며 충전소에 들렀다가, 빠져나가는 길에 연석을 잘못 밟았어요. 그 순간 느낌이 쎄하더니, 역시나. 타이어 사이드월이 찢어져서 주저앉았습니다. 제주도 여행 첫날인데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요.


연석 한 번 잘못 밟은 대가. 사이드월이 찢어지면 수리가 안 되고 교체입니다.
견인차를 불러서 차를 타이어 가게에 맡겨 놓고, 친구 차로 갈아타고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하루 종일 이 얘기만 하면서 스트레스로 뭘 계속 집어 먹었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덤덤했어요. 날씨가 워낙 완벽했거든요. 장마 찌끄레기, 태풍 찌끄레기 구름마저 싹 사라진 미친 날씨의 제주도. 타이어가 터진 것도 잊을 만큼 완벽한 여행 일정의 시작이었습니다.


여행 첫 일정이 견인차 동승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처리 속도는 빨랐어요.
모던돔베 10시 오픈런 — 고기국수 국물을 남기는 쾌거
제주도에 왔으면 뭐부터 먹어야 하는지는 국룰 아닙니까. 고기국수죠. 추천이 자자한 모던돔베 공항본점에 10시 오픈런해서 웨이팅 없이 들어갔습니다. 돌담 외관부터 분위기가 좋고, 입구에는 캐치테이블 키오스크가 있어서 줄 서는 시스템도 깔끔해요.


제주 돌담을 그대로 살린 외관. 10시 오픈이라 오픈런하면 웨이팅이 없습니다.


가게 안 미니어처 상차림이 귀엽습니다. 밑반찬은 셀프바에서 단지째 가져다 먹는 방식.
메뉴는 메밀면 위에 숯불향 입힌 고기가 올라가는 고기국수. 밑반찬으로 열무 보리 무침을 곁들여 먹는데 이것도 은근히 계속 손이 갑니다. 그리고 국수가 나왔는데… 오랜만에 먹는 면이라 눈이 돌아갈 만도 했죠. 맛은 대단했습니다. 특히 국물은, 이건 마치 라면 싸대기를 백만 대 후려쳐 버릴 맛이었어요.


열무에 보리를 섞은 밑반찬. 국수 기다리는 동안 이것만 먹어도 됩니다.




숯불향 고기가 올라간 메밀면 고기국수. 국물이 진짜입니다. 그런데 그 국물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늘의 첫 번째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 국물을, 남겼습니다. 투약 전의 저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약효 때문인지 약에 쓴 돈 때문인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여튼 국물을 남기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면과 고기는 맛있게 먹고, 배가 적당히 찼다는 신호가 오니까 숟가락이 자연스럽게 멈추더라고요. 억지로 참은 게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수목원 속 카페에서 만난 진짜 땡모반
국수를 먹고 후식 먹으러 간 곳은 제주 수목원 안에 숨어 있는 카페 볕이드는곳벧디. 수목원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는 위치부터가 이미 좋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니 보이는 건 박스째 쌓여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수박. 수박이 여기 있다는 건… 수박주스를 판다는 거잖아요?


수목원길 산책로 끝의 카페, 그리고 태국식 땡모반에 가까운 수박주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거의 태국산 땡모반입니다. 풋내는 거의 안 나는데 그렇다고 시럽 맛도 아닌, 수박 자체로 승부하는 정말 맛있는 수박주스였어요. 예전 같으면 빵이나 케이크를 옆에 끼고 마셨을 텐데, 오늘은 주스 한 잔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사이에 타이어 교체가 끝났다는 연락이 와서, 내 차를 찾아서 서귀포로 내려갔습니다.
서귀포 삼보식당 갈치조림 — 밥 한 공기 앞에서 무너질 뻔했습니다
서귀포 숙소에 짐을 풀고, 내일 하기로 한 액티비티 샵에 들러 간단히 미팅을 한 뒤, 저녁은 친구가 먹고 싶어 한 갈치조림을 먹으러 삼보식당으로 갔습니다. 나온 걸 보고 다 같이 웃었어요. 으마으마한 크기의 갈치조림에 돼지고기볶음, 옥돔무국까지. 정말 여기가 아니고서는 먹어 보기 어려운 상차림입니다.


갈치가 통째로 들어간 조림과 돼지고기볶음. 크기가 사진보다 훨씬 큽니다.


무가 시원하게 우러난 옥돔무국. 그리고 문제의 공깃밥이 등장합니다.
점심에 고기국수 하나 먹고 꽤 긴 시간 공복이었는데도, 눈앞에 저 갈치조림을 두고 적당히 마무리가 가능했던 하루였습니다. 5mg 6일차인데도 엄청난 식욕이 몰아치지 않고, 친구들이랑 같이 먹는 자리에서 안 먹는다고 뺄 수도 없는 환경인데도 “적당히”가 됐어요. 그런데 딱 하나, 정말 어려웠던 게 있습니다. 밥이요. 갈치조림의 빨간 국물에 밥을 조금만 비벼 먹으려고 해도, 밥이 같이 들어가는 순간 이게 완성이 돼 버립니다. 밥이 최고더라… 라면이고 국수고 나발이고, 빨간 국물에 비벼 먹는 밥 앞에서는 마운자로도 진땀을 흘립니다. 아 쓰면서 또 침 고이네요.
그래서 오늘의 결론. 부작용은 지난날들에 적었던 정도의 것조차 없었습니다. 완벽해요. 잠도 문제없고, 피로도 두통도 없고, 트림도 사라진 채 유지 중입니다. 그리고 식욕 3점. 여행은 언제나 먹는 게 절반인데, 좋은 걸 맛있게 먹으면서도 과식으로 넘어가지 않는 딱 지금 정도의 소화 상태와 식사량. 이 상태로 감량이 지속된다면 딱 제가 원하던 그림입니다. 타이어로 시작해서 갈치조림으로 끝난 제주 첫날, 내일도 솔직하게 남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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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개인 마운자로 투약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7-23 · Lighterly(라이터리)
이 글은 어떠한 경제적 대가도 받지 않았으며, 작성자가 직접 구매·경험·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