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뚱뚱했던 제가, 비만치료제로 다시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유

어릴 때부터 뚱뚱했습니다. 제가 제 외모를 알아챈 그 순간부터, 저는 늘 그랬던 것 같아요. 할머니는 걱정 말라고 하셨습니다. 크면 다 키로 간다고요. 그 말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는데, 할머니는 지금도 정정하십니다. 가끔 찾아뵐 때면 걱정스러운 얼굴로 “살을 좀 빼야 할 텐데” 하시고는, 곧바로 “밥은 먹었나? 과일이라도 먹을래?” 하십니다. 할머니가 제일이에요. 그 모순이 사실은 사랑이라는 걸, 저는 그 식탁에서 배웠습니다.

날씬한 저는, 늘 잠깐 왔다 간 손님이었습니다

저는 누가 시킨다고 쉽게 따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스스로 납득해야 움직이는 편이지요.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살면서 몇 번은 ‘보통 사람’처럼 보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저는 제가 아니었어요. 그 날씬한 사람은 사라진 게 아니라, 잠깐 왔다 간 손님 같았습니다. 머물지 않는 손님을 붙잡으려 애쓰는 일은, 생각보다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30대 이후로는 크게 애쓰지 않았습니다. 20대 후반, 취업을 앞두고 독하게 식단을 조였을 때 원형탈모가 왔거든요. 스트레스가 의심되어 조이던 걸 풀자, 그 자리에 다시 머리가 났습니다. 그때부터 묘한 선택지가 생겼어요. 머리카락이냐, 끼니냐. 어쩌면 머리카락은 핑계였는지도 모릅니다. 먹고 싶은 만큼 먹고 싶었던 마음을 정당화할 구실이었을지도요.

“나를 나인 채로 사랑하자”는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의 방향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되도록 긍정적으로, 스트레스받지 않는 쪽으로요. “살 안 빼면 어때. 뚱뚱한 것도 나고, 나만 괜찮으면 되는 거 아닌가. 나를 나인 채로 사랑하자.” 이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해두고 싶어요. 저는 지금도 저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10년을 미뤄둔 다이어트를 이제 와서 다시 꺼내는 걸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체중은 시간을 따라 천천히, 그래도 꾸준히 늘었습니다. 맛있는 걸 먹는 삶은 즐거웠지만, 조금씩 삐걱대는 몸의 신호를 모른 척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자기 긍정과 건강은 다른 문제라는 걸요. 나를 사랑하는 일과 나를 돌보는 일이, 꼭 같은 말은 아니더라고요.

전환점은 우연히 본 영상 하나였습니다

약 40kg을 비만치료제의 도움으로 감량하신 교수님

한 서울대 교수가 비만치료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의학 교수라는 직함 때문에 믿음이 간 건 아닙니다. 그동안 접한 다이어트 정보는 대부분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말하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그 교수가 겪었다는 체중과의 싸움이 제 것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같은 자리에 서본 사람만 아는 표정이 거기 있었어요. 그의 말이 의학적으로 얼마나 옳은지 제가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그 현실을 직접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 말의 무게만큼은 압니다. 저와 비슷한 자리에 선 분이 분명 많으실 거예요.

오래전부터 부작용 없는 비만치료제가 나오길 기다려 왔습니다. 그동안 반짝하고 사라진 약이 워낙 많아서, 저는 늘 신중했어요. 그러니 이번 결심은 충동이 아니라, 오래 의심하고 들여다본 끝에 내린 한 걸음입니다.

이 글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작성자가 직접 경험·조사하여 자발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거창한 변화를 바라는 건 아닙니다

사실 다이어트는 언제나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초등학교 때였는지 중학교 때였는지 모를 그 체중으로 돌아가, 맵시 좋은 옷도 입고, 덜 아프고 싶습니다. 저는 오래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들이 제 삶을 대신 살아주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이 몸으로 살아가는 일이 늘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 그건 부정하지 않으렵니다.

다만 이번에는 손님이 아니라 제가, 그 자리에 좀 머물고 싶어요. 그 마음 하나로, 다시 시작해 봅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어떤 비만치료제를 어떤 기준으로 고르게 됐는지, 그리고 시작 전에 준비한 것들을 풀어보려 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함께 보셔도 좋을 거예요.


이 글은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2026년 6월 기준). 비만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은 개인차가 있으며, 사용 여부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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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라이터리(Lighterly)
2026년 6월 21일 173cm · 124kg에서 시작해 마운자로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글은 투약 1주차에 쓴 기록입니다.
처방약 투약은 가족에게도 직장에도 알리지 않은 개인 건강 정보라 필명으로 씁니다. 신원 대신 병원 체중계와 인바디 측정 기록으로 검증받으려 합니다.
의료인이 아닙니다. 처방과 용량은 담당 의사 지시를 따르세요.
문의 [email protected]
본 글은 개인의 경험과 공개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사용 전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효과와 부작용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출처: 작성자 개인 경험 기록 · 기준일 2026-06-23 · Lighterly(라이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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