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초가공식품은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중장년은 소주, 노인은 국수였습니다. 성분을 똑같이 맞춰도 초가공식품 식단에서는 하루 508kcal를 더 먹었습니다. 다만 한국은 먹는 것의 52.7%가 자연식품이라 미국(28.3%)보다 유리한 편입니다.
이 글은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고, 작성자가 직접 경험·조사하여 자발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지난 글에서 저는 현미도 저GI도 찬밥도 생각만큼 대단한 무기가 아니라는 걸 근거로 확인했습니다. 그 실험들을 들여다보다 보니 끝까지 살아남는 기준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이 음식이 얼마나 공장을 거쳤는가.”
똑같은 칼로리인데, 하루 508kcal를 더 먹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2019년에 한 실험입니다. 성인 20명을 각각 2주씩 입원시켜 두 식단을 먹였는데, 칼로리·당·나트륨·탄단지 비율·식이섬유까지 전부 똑같이 맞췄습니다. 차이는 단 하나 — 한쪽은 초가공식품 위주, 다른 쪽은 자연식품 위주였어요.
배가 부르면 그만 먹어도 되는 자유식이였는데 결과가 갈렸습니다. 초가공식품 식단에서 사람들은 하루 평균 508kcal를 더 먹었고, 2주 만에 체중이 0.9kg 늘었습니다. 자연식품 식단에서는 0.9kg 빠졌고요.
다만 20명·2주짜리 소규모 실험이라 “한국인도 똑같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닙니다. 그래도 ‘탄수화물이냐’가 아니라 ‘가공이냐’가 중요할 수 있다는 방향을 보여줍니다.
초가공식품이 대체 뭔가요?
‘NOVA’라는 분류가 있습니다. 음식을 가공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누는데, 문제의 4단계(초가공식품)는 원재료를 공장에서 잘게 분해했다가 색소·향미료·유화제를 넣어 다시 조립한 것입니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게 있어요. 두부, 플레인 요거트, 전통 방식으로 담근 된장은 초가공식품이 아닙니다. “가공됐으니 다 나쁘다”가 아니라, 공장에서 분해·재조립을 거친 것이 문제입니다.
| 초가공식품인 것 (NOVA 4단계) | 초가공식품이 아닌 것 |
|---|---|
| 과자 · 라면 · 탄산음료 | 두부 · 플레인 요거트 |
| 가공육 · 대량생산 빵 | 전통 방식으로 담근 된장 |
| 가려내는 기준 = 공장에서 잘게 분해했다가 첨가물을 넣어 다시 조립했는가 | |
2026년 9월 기준 NOVA 분류입니다.
초가공식품은 왜 제일 싸고 흔한가요?
칼로리당 가격이 가장 싼 것이 정제곡물·설탕·기름이고 가장 비싼 것이 채소·과일입니다(영양경제학자 드류노스키). 바쁘고 지갑이 얇을수록 손이 그쪽으로 가는 건 의지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에 가깝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초가공식품은 무엇인가요?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19년(40세 이상) 분석의 연령별 순위입니다.
40~64세
65~74세
의외죠. ‘국수’는 논문이 여러 면류를 하나로 묶은 항목이라 라면인지 잔치국수인지 구분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 면류 중 가장 자주 집어 드는 건 사실 라면이죠.
숫자로도 그렇습니다. 라면은 편의점·마트 어디서나 가장 싸고 흔하게 살 수 있는 면류이고, 신라면은 1986년 출시 이후 판매 1위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 한 봉지가 가볍지 않다는 거예요.
믹스커피도 흔합니다. 한 봉지(12g)에 당류가 약 5.7g(2014년 소비자원), 하루 두세 잔이면 각설탕 몇 개가 쌓이는 셈이에요.
그런데 한국은 좀 특별합니다 — 밥이 방패였어요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면 그림이 확 뒤집힙니다.
미국은 먹는 것의 절반 이상이 초가공식품인데, 한국은 절반 이상이 자연식품입니다. 그 중심은 밥, 국, 나물 같은 ‘집밥의 형태’였어요. 우리가 그렇게 줄이려고 애쓰는 흰쌀밥이, 사실은 초가공식품의 자리를 막아주는 방패였던 겁니다. 다만 이 수치는 2018년 한 해 데이터라는 점은 감안해 주세요.
“당류 급원 1위가 사과”라는 기사, 오해입니다
가끔 “한국인 당류 섭취 1위 식품이 사과”라는 기사가 돕니다. 과일의 자연당까지 포함한 총당류 기준이라 그래요. 가공식품에서 나오는 당만 따로 보면 설탕 → 탄산음료 → 커피 → 빵류 순입니다. 사과가 아니라 봉지와 캔에서 나오는 당이 문제라는 얘기죠.
그래서, 밥을 끊으라는 게 아닙니다
정리하면, 살을 좌우하는 건 ‘탄수화물을 먹느냐’보다 ‘공장을 얼마나 거친 걸 먹느냐’에 더 가깝고, 한국인의 밥상은 그 점에서 오히려 유리했습니다. 방향은 밥을 끊는 게 아니라 봉지·캔·즉석식품을 줄이는 쪽이에요. “그럼 탄수화물 자체를 줄이면 더 빨리 빠지지 않을까?” 그 이야기는 아래 글에 정리해 뒀습니다.
초가공식품, 자주 묻는 질문
두부나 된장도 초가공식품인가요
아닙니다. 발효식품이나 단순 가공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공장에서 원재료를 분해했다가 색소·향미료·유화제를 넣어 다시 조립한 것입니다.
라면을 얼마나 먹으면 많이 먹는 건가요
한국인은 1인당 연간 약 79개를 먹습니다(2024년,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 4~5일에 한 개꼴이고 세계 2위예요. 한 봉지(120g)가 약 500kcal, 나트륨 1,790mg으로 하루 권장량의 90%입니다.
그럼 밥을 끊어야 하나요
반대입니다. 한국인의 밥상은 자연식품 비중이 52.7%로 미국(28.3%)보다 유리한데, 그 중심에 밥·국·나물이 있습니다. 줄여야 할 것은 봉지·캔·즉석식품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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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처: Cell Metabolism(2019, Hall 외) ·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2022, 27권 6호) · 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2025, 58권 1호) ·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 2024) · 질병관리청·식약처 당류 섭취 통계 · 한국소비자원(2014) · 농심 신라면 영양성분 · 기준일 2026-07-18 · Lighterly(라이터리)



